NexaNovae

HIAMO를 졸업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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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모와 함께한 지 벌써 5년째가 되는 해다.

대학생활 동안 내 소속이 되어주었고,

많은 추억들을 만들어준 오케라 때려야 땔 수 없는 곳이다.

이젠 히아모를 멀리서 응원할 때가 된 것 같아,

24년 연주를 돌아보며 마무리하려고 한다.


2023.12~2024.02

23년 가을 연주가 끝날 무렵,

다음 회장을 하영이가 할 것이 유력해진 시기였다.

히아모 30주년 연주에 회장을 맡게 된 것이라

제대로 연주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퀄리티 높은 연주 만들기‘라는 명분으로

이미 악장을 했었던 내가 악장을 하길 원했었다.

여러 이슈들이 있었지만, 악장을 재임하게 되었다.

이후 빠르게 수석진을 꾸리고 봄연주회 준비에 돌입했다.

원래 히아모 봄연주회는 ost, 메들리 등을 연주하며

정기연주회가 아닌 간단한 신입생 환영 느낌이 강했다.

이번에는 봄에도 제대로 연주회 다운 연주를 하고 싶었다.

측근들의 추천과 나의 밀어붙임으로 에로이카를 선곡했다.

22년에 처음으로 악장을 할 때는 아무런 지식이 없어서

참 형편없이 연습을 진행했는데

여러 연주들을 하면서 경험들이 쌓였던 것 같고

2년 전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을 느꼈다.

특히 승원쌤을 만난 것이 나에겐 큰 변화였다.

수행이 아닌 연주를 하게 해주셨으며,

관객에게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건강한 소리를 만들게 해주셨고,

소리의 결과를 먼저 보기보다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을 들여다보게 해주셨다.

(크레센도가 있으면 그걸 해야하는 이유를 곡에서 찾아주신다든지 등등..)

이 연주를 준비하면서 프로필 사진을 다시 찍었다.

22년에 찍은 사진은 차마 봐줄 수 없는 사진이어서

그 사진을 다시 쓸 수는 없었다.

마침 형민이형도 에오유 악장이라 프로필 사진이 필요했기에

같이 찍으러 갔다.

에오유 연습 갈 때 형이랑 코디가 겹칠 때가 많았다.

1풀트에 둘이 저러고 있어서 신기했었다.

심지어 내 악기 케이스는 형한테서 산 거라서 내 뒷모습을 보고

형민형이라고 착각한 사람도 있었다.

이 연주 때 객원 포함 퍼바가 5.5풀트였다.

신입생이 별로 없었고 다 아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합이 좋았다.

오랜만에 악장 자리에 서는 거라 떨렸다.

그래도 현악 수석들이 서로 잘 보면서 맞출 수 있는 멤버들이라

많이 힘이 됐다.

퍼바 객원으로 와준 예나-태훈과 편안한 4명의 조합ㅎㅎ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연주 3개를 꼽으라고 하면 이번 연주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연주한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베이스 전공 객원들 빼고)

단원들 모두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했었다.

선배기수, 활동기수 모두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나아갔다.

그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는 아직까지 모르겠다.

선배들이 많아서였을까, 에로이카라는 곡이 좋아서였을까.

악장으로 연주할 때마다 무대 입장 직전에

단원들에게 어떤 말을 하면 좋을지 생각했다.

서곡, 교향곡 두 곡만 해서 인터미션 없이 진행해서

뒤로 갈수록 집중력이 흐트러질 위험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끝까지 집중해 주세요!’라는 말을 전했었다.

그 말의 효과도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다.

회장-악장 좋은 콤비였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하영이한테는 슬픈 기억일까...

그래도 에로이카는 행복했었겠지..?

연주를 끝내고 임원진들 모두 행복해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진심으로 뿌듯해했었다. 그때 생각하니까 왠지 모르게 슬프다.

수석진 이 맴버로 한 첫 연주라 그런지

사진에서 어색함이 묻어난다.

승원쌤의 지휘 속에 악장으로 연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함께 연주한 에로이카는 최고였고, 다음 가을 연주도

같이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기대가 되었다.

이맘때 형민형이랑 진짜 많이 붙어 다녔나 보다.

사진첩에 형이랑 같이 있는 사진이 절반은 되는 것 같다.

감사하게도 와준 지인들이 디저트 선물도 줬었다.

저 마카롱은 다빈이가 준 건데,

에오유 같이 한 사람들이랑 나눠먹으라고 나한테 준 것이었다.

근데 내가 정신이 없어서 혜민누나를 깜빡하고

다른 사람들이랑 나눠먹어서 혼났었다.(미안해 누나..)

이날의 연주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아직까지도 유튜브 영상을 자주 돌려본다.


2024.05

신입생들과 함께 mt 갔다 왔다.

올해가 mt 갈 수 있는 마지막이겠구나 생각했다.

이번 mt를 통해 수석진들이 더 친해졌던 것 같다.


2024.06~2024.09

가을연주회 시즌이 다가왔다.

이립(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나이)

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시작했다.

욕심이 컸던 걸까.

연주도, 나의 태도도 모두 아쉬움이 남는 연주였다.

지금부터는 이맘때에 대한 반성과 사과글이 될 것 같다.

퍼바 단체사진 컨셉인데, 컨셉이 아니라 진짜 분위기였나 싶어 단원들에게 미안하다.

처음 동아리를 들어온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원했고

연주를 즐길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 같아 반성하게 된다

23년에는 뮤직캠프를 갔지만, 이번에는 10to10으로 진행했다.

이때부터 나의 예민함은 폭발하기 시작했다.

셋째 날 마지막 합주 때 런쓰루를 하는데, 다들 피곤해서 그런가

원래는 맞던 부분들도 어그러지고 서로 다른 음악을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여태까지 뭘 한 걸까 싶은 마음에 너무 허탈했고, 짜증도 났다.

이 상태로 뒤풀이를 가면 분위기를 더 망칠 것 같아 가지 않았다.

가지 않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그래도 가서 좋게 마무리해야 했나 싶다.

유포니아가 고양아람누리에서 브람스 1번을 했다.

히아모랑 장소, 교향곡이 같았다.

기억 속의 아람누리는 울림이 너무 많아 서로 들으면서

연주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고, 객석에서 어떻게 들리는지 궁금해

음향 체크할 겸 단원 몇 명과 함께 보고 왔다.

마지막 악장 합주였다.

원래 넓은 연습실인 401호에서 합주하는데,

개강하고 나서 다른 동아리랑 연습실 시간이 꼬여서

작은 405호에서 하게 되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마지막 합주라 슬펐지만,

그래도 잘 마무리했다.

리허설 때 나의 분노는 정점을 찍었다.

왜 그렇게까지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는데,

템포가 어그러지거나 화음이 맞지 않아

앙상블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잠시 핑계를 대자면,

합주 때 안 맞았던 부분을 고치고 만들어두면

다음부터 그 부분은 잘하면 좋겠는데 같은 부분을 계속 틀리고,

정체되어 발전이 없는 것 같은 상황에 답답했었다.

나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다른 단원들에게 전달되었을 거고,

결과적으로 음악에도 방해가 됐던 것 같다.

그런 상황을 가장 가까이서 보셨을 승원쌤께

너무 죄송했고, 부끄러웠다.

화내고 후회하기를 반복하는 나를 보시며

‘악장이시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죠’라고 매번 격려해 주셨다.

그런 위로 속에서, 매번 반성은 하면서 나아지지 않는 나를 보며

때로는 자괴감도 느꼈다.

후회의 반복이 주는 고통이 강했는지,

연주 직전 주간에 다짐했던 금주마저 깨져버렸다.

공연 당일이 되었고, 기쁜 마음으로 연주해야겠다고 다짐하고

고양아람누리로 향했다.

이날 승원쌤과 대기실을 같이 썼는데

사모님과 승원쌤의 딸 세연이도 잠깐 있었다.

전에 세연이가 나만 보면 울더니,

이날은 나에게 안겨 환하게 웃어줬다.

그 순수한 웃음 덕분에 연주가 잘 될 것만 같았다.

이날에는 무대 입장 직전에 단원들에게

‘실수해도 되니까 즐기고 옵시다!’라고 말했다.

나에게 되새기는 말이기도 했다. 덕분에 미스가 나더라도

개의치 않고 계속 연주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솔직히 아쉬움이 많은 연주였다.

큰 사고들도 몇 개 있었고, 전체적으로 소리가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다.

교향곡에서 퍼바의 도약이 많은데

그때마다 내 음정이 불안정했어서 너무 부끄러웠다.

+튜닝 문제도 있었다. 이 이후로 목관 튜닝에 더 집착하게 되었다.

다행히 2악장 솔로는 큰 실수 없이 했던 것 같다.

리허설 때까지 죽어도 안 맞던 도약이 있었는데,

그것도 연주 때는 잘 맞았다.

그런데 2악장 마지막에 오케 전체가 연주하는

E major 화음이 지저분해서 아쉬웠다.

합주 때 화음 연습할 걸 너무 후회된다.

그래도 연주 끝나고 나왔을 때는 행복했다.

웅장한 C major로 교향곡이 끝나서 그랬던 것 같다.

당일에는 아쉬움은 떠오르지 않았고, 무대 입장 직전에 말한 대로 실수해도 즐기고 나온 것 같았다.

‘성공적인 30주년 연주’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회장과 함께

힘차게 시작했는데, 부수석 자리에서 나의 예민함을

다 받아내게 해서 미안했다.

악장으로서 승원쌤과 함께 한 마지막 연주가 끝났다는 사실이

엄청난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동시에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지휘자님으로서, 인생 선배이자 어른으로서 매우 존경하고

닮고 싶은 분을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가을 연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교류한 사람들이다.

얘기도 많이 하고, 서로 화도 내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

요즘은 이 사람들이 없으면 동방에 있는 게 불편하고 무섭다.

정말 고맙고 받기 미안한 큰 선물을 받았다.

퍼바 단원들에게 나와 함께 한 시간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2차 가서 갑자기 죽어버렸다.

더 있으면 실수할 것 같아 택시 타고 집에 갔다.


히아모 악장을 하면서

"무섭다." "내가 알던 상혁이가 아닌 것 같다."

라는 말을 꽤 들었다.

악장이 끝난 후 돌아보며 내가 왜 그랬는지 생각해 보았다.

아마 30주년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잘하는 연주를 만들겠다는

목표에 너무 집중했기 때문인 것 같다.

봄에 에로이카를 하면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봤기에

가을에 더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나는 히아모가 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 오케가

되길 바랐다.

객원으로 와준 분들도 "히아모 잘하더라."라고

말해줄 수 있는 오케,

다른 오케에서도 "아 히아모? 거기 잘하지!"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단체가 되길 원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이 단원들이 생각한 동아리의 느낌과는

다소 달랐던 것 같다.

단원들은 아마 편하게 악기 연주라는 취미생활을 즐기고,

실력이 부족해도 재밌게 합주하고 술 마시러 가는

그런 분위기를 원했을 것이다.

반면 나는 우리가 아마추어라 할지라도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 수 있는 최선의 연주를 하고 싶었다.

시간이 갈수록 나와 다른 단원 간

연주에 들이는 노력의 크기 차이가 있음을 느꼈고,

단원들이 이번 연주에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의문이 들었다.

다들 돈과 시간을 들여서 하는 연주인데,

만든 결과가 퀄리티 좋지 않은 연주가 된다면

과연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이런 생각의 차이 때문에 난 더 예민해졌던 것 같다.

간극 속에서 내가 다른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면

모두 다 좋았을 텐데, 내가 원하는 목표를 위해 몰아붙이고

화냈던 나의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

내 부족한 점으로 인해 상처받았던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2022년 악장을 끝낸 이후부터 생각해왔던 점인데,

동아리 구성원들의 생각, 행동, 방식이 다를 수 있지만,

히아모라는 단체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하는 마음은

모두 동일할 거라 믿는다.

2024년의 히아모도 그랬을 것이고,

나 역시 더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랬던 거니까

함께 한 시간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앞으로도 항상 히아모를 응원하고,

히아모를 거쳐가는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연주 생활을 이어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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